
"최근에 존 버거의 글에 찬사를 바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쉽지 않은 글이지만 영혼에 듬뿍 단비를 내리는 글. 영국의 비평가이자 화가이자 소설가인 그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깊고, 감동적이고, 새롭습니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마치 세상의 끝까지 다녀온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존 버거는 완벽한 건 그다지 매력이 없다고, 우리가 사랑하는 건 결점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특징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은 부서지기 쉽다는 거라고 전해 주죠. 도자기가 귀한 것은 부서질 수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서로에게 소중한 것 역시 부서지기 쉬운 존재 때문이라는 것. 탁월한 작가가 전해주는 문장이, 꺼진 채 방치되어 있던 마음의 스위치 하나를 켜주는 것 같습니다. -by 세.음. ♬ Lanny Wolf..

"방학이 끝나기 전 선생님이 보내주신 다정한 가정 통신문을 받은 느낌이 듭니다.장욱진 화백의 후기 그림을 본 것 같은 단순함, 동시같이 간결하고 맑은 감동이 느껴지지요. 어딘가에는 어제 오늘 내린 눈이 남아 있고 또 모두 녹아버린 곳도 있겠지만, 겨울이 다 가고 있는 지금.아쉬운 듯 도착하는 새하얀 엽서가 위로가 됩니다. 우리들 깨끗해지라고눈발이 흩날리고튼튼해지라고겨울바람이 창문을 흔들고아름다운 꿈 잃지 말라고별이 빛나고. 겨울은 꼬리가 길어서 계절의 밀당을 더 보게 되겠지요. 연둣빛 새 잎이 나는 봄이 올 때까지천천히 열 오르지 않고, 기침하지 않고 잘 건너가야지 생각해 봅니다."-by 세.음. ♬ George Winston - "Joy" #pf_George Winston

"엘리자베스 베넷이 피츠윌리엄 다아시의 청혼을 받아들이며, 그동안 있었던 오해와 나쁜 기억들을 잊자는 뜻에서 한 말이지요. 다아시는 엘리자베스가 마음의 생기를 지니고 있어서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의 매력, 엘리자베스의 그 생기는 바로 이 철학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억하기 좋은 과거만 가지고 살 수도 없고 기억하기 좋은 과거만 가지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겠지만, 엘리자베스에게는 이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당대의 편견을 뚫고 나아갈 힘이 있었던 것이겠지요. 마음의 생기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묘목을 옮겨 심듯 우리 마음에 옮겨 심어도 좋겠다 싶습니다." -by 세음 ♬ "Sometimes A Prayer Will Do" #voc_The Celtic Tenors

"빵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을 빵집 아들이었던 작가가 발견한 빵에 관한 통찰. 기본적인 빵만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글이 유쾌하면서도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삶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지요. 매혹적인 것에 끌리긴 해도 매혹만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기본적인 것. 시간과 공기와 물. 일상을 이루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 기본적이고 소중한 것들이. 단팥빵, 크림빵, 곰보빵, 찹쌀떡, 도넛, 우유식빵 같은 것들이 마음에 들어옵니다." by 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