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의 등에 업혀서 어른들의 등 뒤에서 바람을 피하며 약한 존재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성장했습니다. 내 생의 무게를 누군가 견디고 있다는 그 느낌이 외롭고, 엇나가고 싶고, 다 내려놓고 싶은 절망을 이기게 했지요. 이제 역할을 바꾸어야할 때가 왔을 때 우리들 마음에 스며드는 아릿한 감정이 있습니다. 산처럼 든든했던 부모님의 허술한 뒷모습을 보았을 때 이젠 내가 부모님을 업어드려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부모님이 평생 지고 있었던 책임감의 무게를 실감하는 그때. 우리는 진짜 어른이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by 세.음. ♬ 이루마 - "Dream"

"남한강과 북한강 두 개의 강물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있는 사찰. 수종사를 참 좋아합니다. 높은 곳에서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걸 묵묵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에 무엇이 고여 있는지, 무엇을 버리고 싶은지,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보이겠지요. 침묵과 거리가 먼 시대를 사는 탓인지, 침묵이라는 말이 큰 울림을 줍니다. 시인이 마련해 준 묵언의 방에서 뜨거운 찻물이 은은해질 때까지, 입술의 헛된 말을 소독하는 침묵의 시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by 세음 ♬ Phil Coulter - "The Star Of The Sea" #voc_Aoife Ni Fhearraigh 노래_오이페 니 페라이

"단골 빵집에 아들 스코티의 여덟 번째 생일 케잌을 주문했던 앤은 바로 그날 아들을 잃었습니다. 세상을 다 잃고 망연자실 넋을 놓은 그녀에게 빵집 주인이 전화를 해서 스코티를 잊었냐고 말했지요. 앤과 남편은 빵집 주인을 찾아가 분노를 쏟아 놓았습니다. 빵집 주인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그가 만든 롤빵을 내어 놓으면서 그렇게 말했죠. "이럴 때 뭘 좀 먹는 일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다가 이 대목에 마음이 붙잡혀 한참 동안 글자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일을 겪을 때 우리를 위로해 준 건, 레이몬드 카버의 글처럼 이었지요. 상실의 아픔을 겪고도 살아내야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레이몬드 카버가 전하는 이 짧은 문장이 위로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by 세음 ♬ ..

"딱 지금, 우리가 듣고 싶은 대답이 시속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것도 나아지는 것이 없는 것 같고, 얼어붙은 저 빨래는 영영 나무토막처럼 뻣뻣하게 있을 것 같지만, 겨울나무가 뿌리에서부터 부지런히 물을 길어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은 잘 기다리는 사람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희미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고, 끝내 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 있다는 걸 믿는 사람들. 인생은 초조한 마음에 지지 않고, 내 몫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것이겠지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 Phil Coulter 필 콜터 - "Whispering Hope" https://youtu.be/6YwZ5TC13Vk

"흑백의 오래된 영화 필름이 떠오르는 시. 사람 사이에 피고 지는 기쁨과 슬픔, 눈물과 탄식이 켜켜이 쌓인 듯한 시였습니다. 길고 영원한 약속에 언제나 등장하는 백년이라는 말.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을 약속한다는 건, 사람 마음이 그만큼 출렁이며 흘러간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수십 계단쯤 굴러갔던 마음이라도 천천히, 그 계단을 밟고 다시 올라오겠지요. 사랑이 어디 쉬운가, 이별이 어디 쉬운가, 누굴 마음에서 지우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시인과 저녁의 술집에 마주 앉아 잔을 주고받는 것처럼, 백년이라는 글자가 꼼꼼하게 바느질 된 베개가 우리 인생에도 찾아왔다 간 것처럼, 마음에 잔잔한 파문이 이는 저녁입니다. " -by 세음 ♬ 손성제 곡 이주엽 사 - "귀로" #voc_정미조 https://yout..

"계절 뒤에 을 붙였을 때 가장 설레는 것이 봄 밤이죠. 봄 밤에는 우리를 차분하게도 하고, 들뜨게도 하는 무언가 신비로운 기운이 있습니다. 그 신비로운 기운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우리끼리만 아는 작은 불빛' '그 불빛이 자꾸 깜박거리는 밤' 꽃들이 모스 부호 같은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도 미처 눈길도 못 주고,어쩌다 눈길을 주어도 금방눈앞의 "먹고 사는" 걱정에 마음이 붙들리고 맙니다. 그래도 오늘은 목련과 벚꽃과 개나리가 보내오는 작은 불빛들에 응답할 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꽃놀이는 옛말이 되어 버린 지 오래지만.그래도 봄인데.보고 싶은 사람이 더 그립고 애틋한 봄인데봄 밤인데. 피어나는 꽃들을 진통제처럼, 해열제처럼 담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 Racha..

"사람의 첫인상은 단 8초 만에 이루어진다고 하지요. 그리고 누군가는 분명 첫눈에 반하기도 하고, 한눈에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한눈에 반했다고 해서 그 사랑이 허술한 건 아니겠지만, 많은 일들을 겪은 사람들은 한눈에 알아보았다는 사람들을 믿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사랑은 아름다운 오해로 시작해서 참담한 이해로 끝난다 그런 말도 생각납니다. 해가 바뀌고 달라진 나이가 여전히 서먹한 요즘, 우리가 보낸 서른 해, 마흔 해, 쉰 해 퇴적암처럼 쌓인 세월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었을까. 자주 헤아려 보게 됩니다. 가장 아름다운 답은 시속에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자주 시집을 펼쳐 보게 되네요." -by 세음 ♬노영심 - "보내지 못한 마음"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이토록 분명한 선언에 공감하며 시를 읽어 봅니다. 때때로 시란 독립 선언서나 투쟁 선언서가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어두운 시간을 건너는 비장한 선언을 담은 시가 있고, 그 시에 기대어 갑옷을 챙기고 전열을 가다듬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마음을 폐가로 만드는 모든 것. 당의정 糖衣錠 을 입힌 모든 것들. 처음은 쉽고 나중은 고통스러운 것들. 손에 무언가를 쥐고서는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입구가 좁은 주머니. 밝음인 듯 다가오는 어둠. 행복인 듯 찾아오는 불행. 이렇게 치장한 것들에게 무릎 꿇지 않겠다는 마음도 챙겨 봅니다." -by 세음 ♬ The Beatles - "In My Life" #per_Glee C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