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뒤에 있는 마음, 뒤에 있는 존재, 뒤에 가려진 페이지를 안다는 뜻이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어린 나이에도 뒤편을 읽을 줄 아는 성숙한 사람이 있고, 어른이지만 뒷면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죠. 종소리의 뒷면에 새겨진 기도, 마네킹 뒤편의 시침들, 미소 뒤에 삼킨 눈물, 침묵 뒤에 가려진 저항, 담담한 눈빛 뒤편에 생략된 뜨거운 시간들, 그리고 현관에 벗어둔 구두 뒤편의 땀과 저녁 식탁 뒤편의 수고. 좋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뒤편의 진실을 읽을 수 있는 '인내'와 보이지 않는 '수고'와 뒷면에 감춘 '눈물'을 헤아릴 수 있는 "독해력"도 키워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2019.07.09 화 저녁꿈. ♬ Pyotr Ilyich..
"바다에 떠가는 배가 아니라 마당에 매어 둔 녹음 가득한 배. 우리의 삶을 한 문장으로 집약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고 싶은 곳에 닿지 못하고 마당에 정박한 배. 그렇지만 초조하거나 불안한 정박이 아니라 언젠가 이 줄을 풀어유유히 떠날 날을 기다리는 여유도 느껴집니다. 자의든 타의든 마당에 매어 둔 배처럼 정박해 있다 하더라도 마음으로나마 때때로 그 줄을 풀어주어서 자유롭게 떠돌다 돌아오게 해주고 싶다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2019.07.08.월
"앨버트 칸 Albert Kahn 이 쓴 파블로 카잘스 Pablo Casals 의 전기 에서 한 대목입니다. 지독하게 성실했던 연주자, 파블로 카잘스는 자신이 음악세계로 들어온 이래 음악은 한번도 똑같은 적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더구나 그가 평생을 바쳐 연구하고 연주한, 바흐는 날마다 더 새롭고 멋지고 믿을 수 없는 음악이었다고 표현했지요. 지나치게 성실한 사람을 세상은 함부로 대하는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긴 세월을 놓고 보자면 파블로 카잘스처럼 묵묵하고 성실한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겁니다. 비록 우리에게 카잘스 같은 천재성과 끈기와 열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묵묵하고 성실한 삶은 곡 보답을 받으리라 믿습니다. 카잘스의 연주에 감동받고 카잘스의 연주를 믿는 것처럼." -by 세음 세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