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본 인도 영화 광고가 생각납니다. 무거워보이는 아내를 업고 있는 남편의 사진이 있고 그 곁에는 “누구에게나 견뎌야 할 사랑의 무게가 있다” 고 적혀 있었지요. 업어준다는 건 부모가 아이를 업어주던 그 혈육의 정만이 아니라, 서로의 삶의 무게를 견디고 서로의 짐을 나누어가진다는 의미에 이르기까지 묵직한 의미를 담고 있지요. 너무 좋아서 업어주고, 안쓰러워서 업어주고, 약한 존재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서 업어주고, 업어주지 않으면 함께 갈 수 없어서 업어주고, 나를 업어주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고 등을 돌리지 않고 등을 내어주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by 세음 2019.07.03.수 저녁이 꾸는 꿈 받아씀.
"인생의 끝자락에 이르면 했던 일의 후회보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고 앞서 살았던 사람들은 써 놓았습니다. 물론, 어떤 일은 하지 않는 편이 훨씬 나은 경우가 있지만, 할 까 말 까 망설이던 일들은 대부분 하는 편이 낫고, 후회를 해도 하고 나서 후회하는 편이 낫다고 하지요. 인생은 타인의 자로 잴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시에 쓰여 있는 것처럼 해 질 무렵 아플 때가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다가가야 할 곳에 다가가지 못해서, 가서 잡아주어야 할 손을 잡아주지 못해서. 여름 해는 길어서 아직은 창 밖에 밝은 기운이 남아 있으니, 아쉬움과 안타까움과 후회를 정정할 수 있는 시간도 아직은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미련 많은 눈빛으로 창 밖을 바라보게 됩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 아주 쉬운 일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힘든 일이기도 하지요. 밥 한끼를 나누는 건, 끼니를 때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 개인의 행복을 떠나서도 어떤 위대한 일의 첫걸음에도 언제나 함께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장면이 들어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함께 마주 앉아 밥 먹는 장면이 많은 인생과 그렇지 않은 인생의 차이다. 나머지 것들은 주석일 뿐이다. 심리학자가 권하는 행복한 식사 한 끼. 이때에 마주 앉은 사람이 꼭 연인이거나 가족이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 금요일 저녁, 설령 혼밥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홀가분하게 혹은 좋은 사람들의 기운을 옆자리에 불러다 놓고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9.06.28. 금
"행복할 때나 풍요로울 때는 잊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건강할 때 내 안에 심장이 있고, 혈관이 있고, 이가 있고, 뼈가 있는 걸 잊는 것처럼 배도 닻의 존재를 잊을 때가 많겠지요. 잊고 살아도 별일이 없다면 그것도 괜찮은 일이 아닐까, 세상이 기쁜 일로 만 이루어지지 않은 건 바다에 내려둔 닻이 당신을 이렇게 끈질기게 붙들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는 뜻일까. 보잘것없는 소유와 때론 짐처럼 느껴지는 관계, 힘겨운 의무감 속에서 자주 부대끼는 건 그런 모든 것이 우리를 삶에 뿌리내리게 하는 닻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것일까. 오래 잊고 있던 것이 미안해져서 빗줄을 한번 당겨 봅니다." -by 세음 2019.06.27.목
"페르시아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이 시가 전해주는 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지친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작은 성취에 들뜬 사람들에겐 신중한 조언이 되어줍니다. 세상 아래서 소중한 말들을 모두 모은 다음, 하나씩 추려내면, 마지막으로 남게 되는 소중한 말이 바로 이 말이라고 하지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픔의 키를 낮추고, 기쁨의 밀도는 높이는 마법의 주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by 세음 2019.06.26 수
"영화 에 나오는 어린 소녀들의 대화입니다. 아이들이 인생을 알아가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어른들이 놓치고 있던 것을 알려주는 것처럼 지혜롭기도 합니다. 무지개 끝에는 보석이 있다는 전설만 알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죠. 무지개 끝의 보석을 만나려면 도깨비도 함께 마주쳐야 한다는 것. 보석 위에 앉아있는 도깨비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지개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것. 기왕이면 착한 도깨비가 앉아 있기를 바라는 희망을 품는 것이, 어쩌면 길고 힘들지도 모르는 길을 가는 열쇠라는 것. 아이들의 짧은 대화에서 그런 것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기를 그 무지개 끝에 있을 보석과 도깨비를 알려 준 아이들처럼 무지개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by 세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