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에서 떠오르는 몽셀미셀을 찍은 사진작가는 그런 말을 했더군요. 아침마다 강한 바람과 비를 맞으면서 기다리다가 카메라를 접으려던 순간 해가 떠올랐다고. '삶에서 무언가를 막 접으려고 할 때가 좀 더 붙잡고 있어야 할 때인 것 같다' 고 말이지요. 드론으로 찍은 사진은 기계가 쉽게 찍은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기계의 힘을 빌릴 뿐이지 사진을 포착하는 감각,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은 역시 사람의 것이구나 새삼 느끼게 됩니다." -by 세음 세음 2019.04.05 금
"시를 읽으며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꽃 피는 걸 좋아하는 건 아름답기 때문일까 아니면 무언가 또 다른 감정의 동요가 있기 때문일까. 사람인데, 성벽처럼 단단한 마음의 균열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 어쩌면 긴장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 허술해지고 싶을 때, 꽃처럼 아름다운 핑계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긴장이 풀어지려고 하는 금요일 저녁. 검고 무거운 구두를 어디 그늘진 곳에라도 벗어두자는 구절에도 마음이 갑니다. 좀 느슨해지고 허술해지고 곁을 내어주며 살아야겠다. 빡빡한 마음에 바람길도 좀 내어줘야겠다 싶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9.04.05.금.
"13세기 페르시아 신비주의 시인 잘랄루딘 루미의 시, 딱 요즘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시. 꽃 피는 봄날에서 인생의 지혜를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시지요. 이 짧은 시 안에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담아낸 시인의 내공이 너무 깊어서 해석 대신 그냥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귀한 것들을 자주 놓치고 바깥의 허황한 것에 자주 현혹되는 우리가 다정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마법의 주문 같기도 하지요. 거인의 정원처럼 황량했던 마음에 마법같은 봄의 정원을 들여놓습니다. 피어난 꽃과 촛불과 추억이 일렁이는 봄의 정원. 서먹했던 사람들과 다가 앉을 수 있는 봄의 정원. 바로 그 사람만 있으면 기적을 이룰 수 있는 마법의 정원을." -by 세음 2019.04.04 목. ♬ ..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죽음에 이르는 시간은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발코니에 위태롭게 매달려 줄리엣에게 사랑의 노래를 부르던 로미오의 떨림도 줄리엣의 설레던 마음도, 케플릿가의 축제에서 마주친 첫번째 날에 일어난 일이었지요. 줄리엣과 결혼할 결심을 한 로미오가 로렌스 신부님을 찾아갔을 때, 신부님은 서두르는 로미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극단적인 기쁨은 극단적은 끝을 맺는 법이다. 그러니 로미오, 천천히 사랑하거라, 길게 사랑하기 위해서" 아마도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천천히 사랑하라거나, 적당히 사랑하라는 말은 식상하거나 비겁한 조언처럼 들리겠지만, 로미오와 줄리엣 처럼 뜨겁기만 해서도 안되겠지요. 천천히 적당히 사랑하라는 신부님 말씀에는, 시간이 주는 지혜를 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