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조르바가 그에게 해준 말을 떠올리며, 화자가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대목에 나오는 글 입니다. 마케도니아 산에 광풍이 일어 조르바가 사는 오두막을 뒤흔들었을 때, 조르바는 불가에 앉아 태연하게 말했다지요. 아무리 그래봐야 우리 오두막엔 들어 올 수 없다고. 조르바로부터 세상과 맞서는 법을 배운 나는 조르바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그 말대로 따라가며 용기를 다집니다. 조르바가 알려 준 삶의 깊이와 열기와 강인함. 베짱 두둑한 조르바의 곁을 서성이면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의 용기와 베짱, 성찰과 허허로운 삶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이죠.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고 책을 펼치면 그 안에 늘 조르바가 있고 그가 우리에게 멋진 출구를 알려줄 테니까요." -by 세음 2018.09.18 화
"가끔 지은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글이 있습니다. 가장 생명력이 긴 글이 바로 이런 글이지요. 물론,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당연하고도 마땅한 이야기들인데 기억력 나쁜 사람처럼 자꾸 잊어버리곤 하는 일들. 한 곡의 노래, 한송이 꽃, 한 번의 악수, 한 개의 별, 한 줄기 햇살, 한 자루의 촛불. 작고 사소한 것 속에 우리를 변화시킬 힘이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발견하고 꽃 피울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시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 오랜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보는 저녁입니다." -by 세음 2018.09.14 금
"이 시를 쓸 때 시인은 전주 모악산 자락에 머물면서 자연과 벗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하지요. 산을 오르고 나무의 사계절을 지켜 보고 계절따라 구름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詩를 채집했을까 싶습니다. 월든 호숫가에 은둔하던 소로우 시대의 은둔과 21세기의 은둔은 그 고독의 깊이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자발적인 고독과 은둔을 통해 삶을 성찰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나무안에 깃든 결, 오랜 세월이 새겨놓은 그 무늬를 우리와 공유하는 시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8.09.13.
영화로 잘 알려진 는 카렌과 데니스의 사랑 이야기로 기억되는 작품이지요. 하지만 카렌 블릭센의 원작 소설로 읽으면, 이 작품은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해가 더 많이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소설 속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카렌 블릭센의 소설 속에 유럽인으로서의 우월감이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를 착취의 대상으로 삼을 때, 그녀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애썼고 그들로부터 배우려 했고 진실한 친구가 되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이 소설의 제목 는 ‘아프리카를 떠나며’ 가 아니라, ‘아프리카로부터’ 라는 뜻이 됩니다. ‘우리는 당신이 우리를 잊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카렌 블릭센이 알려준 이 말 속에, 강인함과 순수함을 간직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이 온전히 들어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