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비워 둔 삶의 자리를 빈집이라 불러보면 될까. 혹은 보다 높은 경지를 위해 비워 둔 마음 자리를 빈집이라 불러보면 될까. 그 집에 이미 들어선것 처럼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 봅니다.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빈집. 그 집에 숙박권을 혹은 소유권을 얻고 싶다는 생각. 지나치게 많은 것을 소유하고 버리지 못한 욕심에 휘둘리며 사는 우리 모두에게 이 빈집을 분양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16 목
"스승의 날. 학교는 스승에 대한 존경이나 사제지간의 정을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시대라고 하고, 몇몇 선생님들은 스승의 날을 차라리 폐지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신다지요. 어려울 때는 뭐든 초심으로 돌아가면 길이 보인다고 믿습니다. 교사이자 시인인 정일근 선생님의 연작시 에 어쩌면, 학교에 대한 교실에 대한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관한 아름다운 답이 들어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연작시 중에서 '우리반 내 아이들에게' 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시를 함께 읽어 보고 싶습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15. 수.
"꽃이 진 자리에서 열매가 맺고 그 열매가 영글어갈 때 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과 설렘과 한숨을 겪었을까. 찬란한 빛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영글게 할 때 까지, 뜨겁던 시간 만큼이나 참담한 시간들도 겪었을텐데. 어떤 시간들을 겪어야 녹말물이 가라앉듯,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도 그렇게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음에 몇번쯤 도달해 보고, 그 평온함에 이르렀을 때, 참았던 눈물을 쏟기도 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이 지고, 뜨거웠던 마음이 식고, 찬란하던 빛이 사위어 가고, 그 과정에서 건져올린 '간신히’ 라는 단어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by 세음 2019.05.14. 화 저녁이 꾸는 꿈
"상처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는 말 처럼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상처 때문에 힘들다고 말하곤 했는데.상처 자체와 상처에 대한 나의 태도와 느낌은 다르다는 걸, 다른 것이라는 걸.새삼스럽게 깨닫습니다.비슷한 상처를 겪으면서누군가는 허물어지고, 누군가는 더 단단해지는 이유가 거기 있겠지요.결코 상처받지 않겠다고 이를 악무는 것이 아니라.어떤 상처가 찾아와도 거기서 배우고 견디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생각.그렇게 하려면 나를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새 학기를 맞이하는 학생처럼 다시 마음을 다 잡아봅니다."-by 세.음. 세.음.2019.05.13. 월
"지혜롭게 한 생을 살다 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조급해 지지 말고 초조해 지지 말라는 당부를 남겼습니다. 한 밤 자고 나면 나아질 거다 이렇게 얘기해 주신 어른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초조하게 나를 몰아세우고 조급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결정하려 합니다. 맑고 곧은 한 생을 살다 가신 법정 스님이 선물처럼 주신 말씀. "시간 밖에서 우리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끌어안습니다. 잘 보기 위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지혜로운 사람처럼, 시간 밖에서 우리의 삶을, 우리의 선택을 바라볼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by 세음 세음 2019.05.10.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