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줄 한 줄이 다 인생의 한 부분을 녹여 만든 문장 같습니다. '절대로 잘못한 적 없는 사람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뿐이다'라는 말에 위로받고, '누군가가 되지 못해 누구나가 되어'라는 대목에 공감합니다. 놓았거나 놓친 것이 많은 인생. 하지만 그것 역시 엄연히 인생의 한 부분이며, 그로 인해 생긴 빈자리 역시 우리를 만든 소중한 대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빈자리는 빈자리대로 두는 것도 인생을 바라보는 한 방법이겠지. 그 공백이 어쩌면 두고두고 더 큰 것들을 데려오지 않을까. 편지의 추신을 몇 번씩 고쳐 쓰는 사람처럼 한 편의 시에 이런저런 생각을 더해 봅니다." -curated by 세음 ♬ Rolf Lovland 롤프 로브랜드 - "Grace" #tp_Ole Edvard Antonsen 트럼펫..

"원래도 적막했을 것 같은 수도원에도 더 쓸쓸했을 그림자가 스며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봄꽃이 가장 일찍 피었다고 하지요. 삼월에 벚꽃이 이렇게 가장 활짝 핀 것도 처음 봅니다. 눈물겨운 이 날들을 잘 견디라고, 꽃들이 서둘러 응원하러 나온 것 같기도 하네요.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에는 따뜻한 춘삼월의 바람. 바람과 함께 나도 일어서야지, 앞으로 나아가야지. 시에 담긴 희망이 우리 모두의 희망이겠지요." -curated by 세음

"결혼에 대한 환상에 가려진 것들, 함께 사는 일의 본질을, 시인은 다정하게 적어 두었습니다. 이 시는 함민복 시인이 후배의 결혼식을 위해 쓴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의 시인은 결혼도 하지 않았을 때였는데, 아끼는 후배가 결혼식 주례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는 고민 끝에 주례사를 대신해서 이 시를 썼다고 하는데, 후배에게 전하는 이 지혜롭고 다정한 권유. 이 시가 낭송되는 결혼식장은 참 좋았겠다 싶습니다. 부부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세상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우기에 참 좋은 시. 한 발 한 발, 걸음을 맞추어 가보자는 이 시를 교실 벽에 붙어 있던 급훈처럼, 마음 벽에 붙여두고 싶습니다." -curated by 세음 ♬ Ludwig van Beethoven 베토벤 - "Sinfonie Nr.5 교향곡 ..

"2년 전 이 맘때에 우리 곁을 떠나 버린 시인.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몸이 마음처럼 아프다는 시인은 이제 평안해졌을까요. 허수경 시인은 고고학자로 독일의 대학 도시 뮌스터에 오래 살았습니다. 도시를 둘러싼 가로수 길을 '푸른 반지'라고 부른다는 곳. "이 아름답고 낯선 도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걷고 또 걷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써 놓은 글들을 읽으며, 시인과 뮌스터와 지나간 일들을 한 묶음의 꽃다발로 엮어봅니다. 가을 내내 곁에 두고 싶은 꽃다발이 될 겁니다." -by 세.음. "애모" #대금 커버_김지현 https://youtu.be/KLTFhtSaKHA

"얼마 전 텅 빈 로마 거리를 걷고, 텅빈 성당을 찾아 기도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을 봤습니다. 텅빈 거리를 흰옷을 입고 걷는 교황의 모습이, 지금 인류가 겪고 있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는 것 같았지요. 7년 전인 2013년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로 오려는 주교와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싼 여행 경비를 써가며 로마에 오는 대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자선 단체에 기부해 주십시요."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해 준 그 말도 기억이 나네요. 종교와 민족을 떠나 쉼없이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말이 어두운 바다를 비추는 등대의 불빛처럼 번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 "Angels Blessing" #pf_Jim B..

"결국 사람들이 도착하는 지점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려한 것, 튀는 것, 놀라운 것에 이끌리던 마음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은은하고, 따뜻하고, 곱고, 담담한 것에 머무는 걸 느끼게 되지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따뜻함을 나눌 줄 아는 미덕. 내면의 고요가 만드는 기품. 야단스럽지 않고 담담한 관계. 베스트셀러 보다 스테디셀러 같은 안정감. 우리가 찾고 싶은 것, 우리가 닿고 싶은 곳이 요즘엔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by 세.음. ♬ "E Più Ti Penso 당신을 생각할 수록" - from 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 OST #ten_Andrea Bocelli 테너_안드레아 보첼리 #Ariana Grande 아리아나..

-by 세음 ♬ 임인건 - "바람이 부네요" #voc_박성연 & 박효신 youtu.be/O1j2YxLv0mU

"피곤을 감당하며 해야 할 일들이 많았던 날. 늘 잠이 부족하던 나이엔 오후만 있는 일요일도 많았었지요.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지금이 일요일 저녁인지 월요일 아침인지 분간이 되지 않던 때도 몇번은 있었을 겁니다. 요즘은 휴일을 보내는 모습이 예전처럼 다양하지는 않겠지요. 밀린 잠을 한꺼번에 몰아서 잔다고 피로가 풀리는 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오늘은 잠이라도 푹 자고 고단함을 떨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세음 Yuhki Kuramoto 유키 쿠라모토 - "Nostalgia" #orch_London Phil 연주_런던 필하모닉